< 내 나라, 대한민국! >
영국의 한 간호사가 눈물로 호소했단다. 제발 사재기를 멈춰달라고...
중환자실에서 만 이틀을 꼬박 근무하고 퇴근하는 길에 식료품을 사러갔더니 마트에 먹을 게 하나도 없더란다.
"여러분이 아프면 제가 돌봅니다. 제발 제가 버틸 수 있게 해주세요!" 이런 호소였다.
그 기사에 어떤 분이 "우리 나라에서 저랬으면 병원으로 식료품 배송 줄 이을텐데..."라고 댓글을 달았다. 그 댓글의 대댓글에는 "제발 그만 보내달라고 (눈물을) 뚝뚝"이라고...
2008년에 남편이 중국지사 발령을 받아서 해외이사를 준비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사려고 동대문시장, 방산시장 등을 돌아다녔던 적이 있다. 중국에서도 팔긴 하겠지만 말도 안통하고 어디서 파는지도 잘 모르니까 할 수 있는 한 준비해가자는 마음으로 다녔다. 별건 아니고 예를 들면 아이들 겨울점퍼 지퍼 고리가 없어진 것, 그런 것은 동대문 의류자재시장에 가면 구할 수 있다.
시장에서 장사하는 여러 사람을 만났다. 내가 필요한 물건이라야 도매하시는 분들에게는 자잘한, 돈이 안되는 것들이었다. 어느 정도의 불친절과 문전박대를 각오하고 다녔는데 웬 걸? 너무들 친절하시다. 그냥 가져가라는 분들도 숫하다.
장사하는 사람들이란 이윤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돈이 안되는 일은 할 필요가 없는... 그런데 장사하는 사람들조차 저렇게 친절하고 거저주는 마음이라니! 나도 한국사람이지만, 한국사람이 참 좋아지는 경험이었다.
얼마전 우연히 본 유투브 영상에 이런 실험이 있었다. 외국 어느 방송사에서 한국사람들이 워낙 양심적이라고 하니 정말인지 검증해보자고 실험을 한 것이다. 지하철 1호선 객차에 꽃과 선물이 든 종이 봉투 100개를 열차 하나에 한 개씩 두고 종점에 몇 개나 남아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100개 중 겨우 6개가 종점에도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본 관계자들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 양심은 개뿔! 뭐 이런 반응...
그런데 반전은 다음날 1호선 분실물 센터에 81개의 종이봉투가 접수되었다는 것이었다. 회수율 87%!!
한국사람 열 중에 아홉은 아무도 모른다고 다른 사람의 물건을 자기 것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열 중에 여덟은 주인을 찾아주려고 적극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세종대왕시절, 세종은 새로운 정책을 시행하려할 때마다 신하들과 엄청난 논쟁을 벌였다고 한다. 겨우겨우 신하들의 반박을 무마해도 작은 지역에서 모범삼아 먼저 해보고 그 결과를 분석한 뒤 전국으로 확대했다는 것이다. 태조, 태종을 이어 막강한 군주였을 세종대왕조차 말이다.
당파싸움이니 붕당정치니, "조선은 그래서 망한거야" 식의 일본이 심어놓은 잘못된 역사관이 아니라도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당리당략으로 비난만을 일삼는 이들은 사라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이 중국이라는 대국의 바로 옆에 있으면서도 민족 자존을 지킬 수 있었던 우리의 정체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반대파의 입을 강제로 다물게 하지 않는 민족성 말이다.
'이미 민주주의를 이룬 나라에서 어떻게 독재자의 딸을 대통령으로 뽑을 수 있는가' 하고 개탄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도종환 시인의 말처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는가! 한국의 민주주의도 흔들리며 꽃 피고 있는 것이겠지.
다시 봄이다.
코로나가 세계를 휩쓸고 있는 이 때, 한국인이라서 자랑스럽다고 느끼고 싶은 마음 한 켠에 수백명의 우리의 아들 딸이 차가운 바닷 속에서 죽어간 6년 전의 그 일이 다시 생각난다.
이토록 투명한 정부가 그 때 있었다면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죽어갔을까.....
다시금 가슴이 뜯기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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