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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루미/글쓰는루미

냥서전 - 나를 어떻게 보고

by boekverkoper_theodorus 2020.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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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라이언 루미다.

날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오늘도 나는 여느 때와 비슷하게 일어나(꼭 다섯 시) 남집사 얼굴에 냥냥 펀치를 날리러 가는데 남집사가 사라졌다.



어디 갔지???



저 녀석 체통도 없이 거실 바닥에 엎어져서 뜨거워진 몸을 식히고 있다. 좌 뒹굴 우 뒹굴 하는 모습이 마치 등이 가려운 한 마리의 돼지가 등을 바닥에 되고 좌로 우로 크게 크게 움직이는 것 같다.



냥냥펀치는 오늘은 실패인 것 같다. 남집사가 비운 자리에 누워 여유롭게 꼬리를 좌우로 흔들고 있으니 남집사가 슬그머니 자리를 비집고 들어와 나를 정성껏 들어 자기 앞으로 놓고는 윙윙 거리며 바람을 일으키는 물건을 켜고 다시 잠들려 한다. 옳거니 받아라 냥냥 펀치. 오늘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냥냥펀치 성공. 



(냥냥펀치 : 집사의 얼굴에 나의 왕발을 턱 하니 올려놓고 수염으로 얼굴을 간지럽혀 집사를 깨우는 펀치 나는 평화주의자다 절대 나의 강력한 펀치를 집사들에게 날리지 않는다. 집사는 꼬리로도 때리지 마라.)






집사 녀석들 어젯밤 이상한 가방을 꺼내서 싸더니 오늘은 이상하리 만큼 평소와 똑같이 행동한다. 

이상한 가방으로 말할 것 같으며 지난달인가 가방을 싸더니 내가 일어나기도 전에 벌떡 일어나 밥을 하나 가득 채워주고 깨끗한 물도 하나 가득 채워주고 넓은 우물에 물이 철철 넘치게 해두고 나가서 3일 밤을 안 들어와 걱정하게 만들고 2일째 되는 날에는 처제 집사가 와서 나의 수발을 들게 했던 가방인데 오늘은 멀쩡하게 평소와 같은 시간에 가방을 들고나가는 구만. 그냥 이상한 가방을 들고나가나 보다.



속았다.



이것들이 또 3일 밤을 밖에서 자고 출근하는 시간에 들어와 씻고는 또 나가 버렸다. 전에 나를 케어했던 처제 집사까지 함께 들어와 씻고 나간다. 같이 있었나 보다.



날도 더운데 똥냄새 오줌 냄새에 얼마나 고생을 했던지 이번엔 3일째 낮에 장모집사가 잠시 들어와 나를 케어하고는 휑하니 나가버렸다.





이 모습은 이틀 밤을 홀로 자서 외로웠기 때문에 하는 행동이 아니다. 단지 오랜만에 장모집사를 만나 반가움에 가장 강렬하게 인사를 나눈 것이다. 



나 라이언 루미다. 

나를 어떻게 보고 그런 불경스러운 생각을 하는지.



아무튼 아침 일찍 들어오는 세집사에게 현관 입구에서 따끔하게 한마디 해줬다. 



이것들아 들어라~~~



"냐옹~~~ 냐아옹~~~~ 냐옹~~ 냐옹"



여집사 : 루미 잘 있었어

라이언 루미 : 냐아옹

여집사 : 루미 그래 우웅 저리 가 있어

남집사 : 쓰담 쓰담 쓰담 쓰담

여집사 : 어서 씻고 출근해라 이미 늦었다.

남집사 : 쓰담 쓰담 쓰담 쓰담

처제집사 : 씻을 거다~~~~

남집사 : 싱크대에 머리를 처박고 머리 벅벅 벅벅 세수는 손 씻는 비누로 버블버블

라이언 루미 : 냐아옹 냐아옹 다다다 다다다

남집사 : 나 간다 어서 하고 가

여집사 : 싱크대에서 세수 클렌징 폼으로 

남집사 : 속으로 나 씻을 때 주지 클렌징 폼

처제집사 : 욕실 홀로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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