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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루미/글쓰는루미

냥서전 - 아밥저똥

by boekverkoper_theodorus 2020.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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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녀석 같으니라고



아침마다 기분 나쁜 일이 있었다. 이 남집사 녀석은 나를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아침에 일어 나자 마자 나의 화장실을 청소하고 손도 안 씻고 나의 밥상을 차린다.

가만히 두고 보고 있으려니 비위가 상해서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몇 번을 밥상을 엎어 버렸지만 나의 분노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밥상을 엎어 버릴 수도 없는 밥상으로 바꿔버리는 거다.



아우 열 받아!



지구 상에서 가장 대단한 동물 고양이 그중에서도 가장 똑똑하다 자부하는 나 라이언 루미가 이런 대우를 받으며 살쏘냐. 멍청해 보이긴 해도 제시간에 딱딱 밥과 화장실을 치우는 걸 보니 근면하기라도 하니 길을 잘 드려 써먹어야지.



화장실 청소부터 해결했다.

아침이면 깨끗하게 치워져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집사들이 집으로 들어오는 시간이면 하얀색 문 앞에 딱 버티고 있다가 그 문을 열고 들어오면 큰소리로 왔냐~~~~~~를 한번 외쳐 주고 보란 듯이 소파로가 벅벅벅벅 끍으며 나를 환기시키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왔다를 시전하지. 그래도 눈치를 못 채면 커다란 똥덩어리들을 보란 듯이 싸서 집안 가득 나의 채취를 풍기게 만들지. 멍청한 닝겐도 이 정도면 치우라는 뜻인 줄 알겠지.

하루 이틀이 지나며 효과는 있었어. 역시 남집사 녀석이 집에 들어오면 항상 화장실부터 치우더군. 짜식 진작 그렇게 할 것이지.

그리고 나 라이언 루미는 아침 식사시간을 집사들이 일어기 전으로 당겨 실시했지. 나의 밥들이 딱 집사들이 일어나는 시간이면 사라지게 만들었단 말이야. 그러니 나의 집사들이 아침에는 밥을 하고 저녁에는 화장실을 치우는 규칙적인 생활을 시작하기 시작하더군.

그래서 나 라이언 루미는 그런 집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화장실을 치우고 있으면 화장실에 들어가 모래를 좀 골라 주고 먼지가 폴폴 날릴 수 있으니 소변을 좀 봐주고 하지. 매일 같이 그렇게 하니 역시 집사는 나의 배려를 알기라도 하는 듯 감사한 마음으로 화장실을 치우기 시작하더군.



집사들 길들이는 거 어렵지 않아.



아밥저똥 잘 기억해 두라구!!



나의 화장실을 잠시 공개하지 여기에 이렇게 멋진 화장실을 건설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면 깜짝 놀랄 것이야. 이곳이 이전에는 커다란 문이 달려있는 나무로 만들어진 방 같은 것이 있었어. 집사들은 그곳에 신발을 넣어 두더군. 그 앞 그러니깐 지금 나 라이언 루미의 꼬리가 있는 곳에 화장실을 나무 상자위에 올려 두고 사용하게 만들어 줬어. 어찌나 답답하고 흔들리고 해서 싫었던지. 가끔 나무로 만든 방문을 열 때면 나의 화장실이 휘청휘청하기도 했다니깐. 그래서 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지. 집사들에게 큰소리로 "저 나무로 만들어진 방을 없애고 그곳에 나의 화장실을 만들어라 빛도 잘 들어오고 바람이 잘 통하고 내가 화장실에 나갔을 때 깨끗이 발을 정리할 수 있는 그런 곳으로 만들란 말이다. "라고 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지.

어느 날 남집사와 여집사가 땀을 뻘뻘 흘리며 완성을 시켜 놓더군 몇 번의 보수를 하고 나서 지금과 같이 이쁜 화장실을 가질수 있게 되었어. 

이봐 고양이족 친구들 너희들도 나처럼 멋진 화장실을 가질 수 있다고 나 라이언 루미가 장담을 하지 어둡고 습한 화장실에서 이제 벗어나라고.



오늘 집사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해봐 아주 크고 강력한 목소리로 



"냐아오옹"






남집사 : 똑바로 잡아

여집사 : 응

남집사 : 힘을 쓰라고

여집사 : 응

남집사 : 팔을 쭉 뻗어

여집사 : 응

남집사 : 힘을 쓰라고 힘을

여집사 : 힘쓰고 있다고~~~~

.

.

.

.

.

둘이서 디질랜드 할뻔하고 이동 완료

(2M가 넘는 문 3개짜리 아무튼 감당 안 되는 사이즈와 무게의 신발장을 이동시킴)



여집사 : (청소청소)

남집사 : 신발장 하나 치웠는데 집이 완전 달라 보인다(신남신남)

여집사 : 진작에 치우라니까 --"

남집사 : 집아 완전 환해 좋아좋아

여집사 : 진작에 치우라니깐~~~~~~~

남집사 : 집이 넓어서 좋아 좋아 ~~~~~(눈치無에 도전中)

여집사 : (분통터짐) 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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