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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루미/글쓰는루미

분노의 커피 한잔 / 윤석열 탄핵이 국회를 통과한 날

by boekverkoper_theodorus 2024.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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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12월 14일 토요일 16:00

우리나라는 또 한번의 탄핵의 강을 건너고 있다. 국회라는 나룻터에 사람들이 모여 탄핵의 배에 윤석열을 태울 것 인가 말 것인 가에 대한 결정을 하는 오늘, 많은 사람들은 광장에 모였고 우린 카페에 작은 스마트폰 앞에 앉았다. 뜨거운 커피와 달달한 티라미슈 케익을 먹으며 말 없이 스마트폰 속 유튜브 방송을 보고 있다.

 

오늘은 우리집 고야이 루미 생일 파티를 하는 날이다. 고양이가 먹지 않는 파스타와 살치살과 셀러드로 집사들만 살찌우고 커피는 스타벅스에서 한잔 하기로 하고 나왔다. 처제가 가지고 온 킨더 초콜릿 스타벅스 매장에선 냄새가 나지 않는 음식이면 먹어도 괜찮다고 직원이 이야기 하신다. 초콜릿이니 하나씩 먹고 그 속의 작은 장난감을 꺼내 조립하고 나란히 세워 봤다. 이 얼마나 용맹스러운 자태들인가. 작은 아이들의 눈빛이 살아 있다. 귀엽고 소중한 것들이 생겼다.

 

탄핵의 절차는 시간이 걸린다. 카페에 있는 시간이 길어 지면서 주변을 돌아 보는 횟수도 많아 졌다. 바테이블에 앉은 한 여성에게 눈길이 간건 따뜻한 커피가 식어 갈때쯤 이였던 것 같다. 같은 자세로 이어폰으로 소리를 들으면 스마트폰을 뚤어 져라 보고 있다. 무엇을 보는지 멀리서도 알 것 같다. 우리와 같은 화면을 보고 있었으니. 꽤 긴 시간을 흩트러짐 없는 자세로 미동도 없이 스마트폰만 보고 있다. 나도 그 화면을 보고 있기에 그 내용이 그렇게 뚫어져라 보고 있을 내용이 아니라는 걸 안다.

그런데 왜 그토록 뜨겁게 스마트폰을 보고 있을까?

 

탄핵이 국회에서 헌법재판소로 넘겨지고 나는 잠시 화장실을 다녀 오니 그녀가 사라지고 없다. 그녀의 분노는 풀렸을까? 싸였을까?

탄핵 찬성인지 반대인지 모른다.  어떤 심정으로 그렇게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보고 계셨을까?

 

자질이 부족한 대통령의 무모한 선택이 이 겨울을 뜨거운 대한민국으로 만들고 있다.

 

분노라는 불꽃이 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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