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창원에서 태어나서 지금껏 살고 있다.
옆 동네가 민주화 성지 마산이었다.(지금은 창원으로 통합됨) 고등학교를 마산으로 진학하면서 3.15니 4.19니 김주열 열사니 흘러 지나가는 바람처럼 들어서 민주화라~~~~~~ 아무 생각이 없었다.
대학을 진학하고 군대를 제대하고 복학을 해서도 민주화가 뭐지? 이승만 건국대통령 박정희 경제대통령
어쩌다 보니 그 어렵다는 독서가 취미가 되었다.
그쯤 이명박 때문인지 박근혜가 대통령이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 때문인지 팟캐스트가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라디오반민특위, 나는 친박이다, 생방송 애국전선, 나는 꼼수다. 몇 개 되지 않는 팟캐스트들을 꼼꼼히도 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집에서 친구들에게서 동네에서 빨갱이라는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말도 안 되는 말이 나왔다.
"민식인지 삼식인지"
(참고 : 민식이법
요약 어린이 보호구역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관련법 개정법률안. 2019년 10월 13일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대표 발의한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말한다. 2019년 9월 11일 충청남도 아산의 어린이 보호구역 건널목에서 교통사고로 숨을 거둔 김민식 어린이의 이름을 따서 붙인 법률안으로, 어린이 보호구역 내 신호등과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 의무화 및 구역 내 교통사고 사망 발생 시에 형을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런 말이 아무렇지 않게 나오는 정당의 의원총회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대한민국
어릴 적 이야기를 하려다가 너무 멀리 간 것 같다.
나의 할머니는 문맹이었다. 하지만 선거일이 되면 동네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 투표소로 갔고 1번을 꼭 찍어 주시고 오셨고 내가 투표권이 생겼을 때 나는 할머니 손을 꼭 잡고 동네에서 제일 먼저 일어나 투표소로 갔고 1번을 꼭 찍어 주고 왔다.
이유 없다. 할머니가 찍어 주라고 하니깐 찍어 준 것이다.
그러는 동안에 나는 다들 그렇게 사는 거지 하며 살아왔었다.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고 있다는 것도 알지도 못하면서.
그렇다 정치를 외면한 대가는 정치를 외면한 사람이 받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민식이가
세월호 304명의 희생자가
지배를 당했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지금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공포를 느끼고 있다.
플라톤의 주장은 변경되어야 한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주변인을 가만히 둔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를 당하는 것이다"
나는 경상남도 창원에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누군지도 모르는 1번만 찍으셨던 할머니는 돌아가셨고, 아버지와 막내 고모는 이제 더 이상 투표소에 가지 않으시고 누나들은 선거 때 나에게 전화를 한다.
'민식인지 삼식인지'
절박한 심정으로 글을 쓴다. 주변인의 정치적 성향을 가만두지 마라. 나는 사람이 사는 곳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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