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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루미/글쓰는루미

가장 오래된 기억 - 분명 나도 엄마가 있었어

by boekverkoper_theodorus 2020.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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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0살이전에 살았던 집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억을 끄집어 내 보려고 한다.

그 기억속에 우리집은 앞에는 하천이 흐르고 있었다. 비가 많이 오면 누런 흙탕물이 콸콸콸 흘러 가는 그런 하천 그런데 내 기억속에는 딱 한장면만 남아 있다. 



그 하천에 대한 기억은.



대부분의 기억에는 우리집앞 하천은 없고 아스팔트가 깔려 있는 도로만 기억한다. 몇년에 한번씩 그 도로는 아스팔트 공사를 했다. 공사중인 아스팔트 냄새가 좋다며 주변을 어슬렁 거리다 안그래도 지저분했던 내 몸과 옷에 골탕이 묻었던 기억 현기증나게 뜨거운 여름날 아지랑이가 피어올라오는 그 시커먼 아스팔트 위를 맨발로 뛰어 다녔던 기억 언젠가 부터 다니기 시작한 버스와 달리기 시합을 했던 기억들로 가득차 있다.

그 길에서 친구녀석이랑 지나가는 차에 발을 집어 넣는 무모한 장난도 친것 같은 기억이 가물가물 나기는 한데 그때 발등을 밟혀서 성공을 했다며 친구녀석들에게 자랑질한 기억이 있는데 그로인해 아팠거나 다친 기억이 없는걸 보면 개뻥인것 같다. 그리고 그 시절 친구녀석이 다리깁스를 하고 돌아 다녔던 기억으로 봐서 나는 개뻥을 쳤고 친구녀석은 성공한듯하다. 성공한 친구와 개뻥을 쳤는 나 누가 더 멍청이 였는진 모르겠지만 집 앞 도로에서 그런 위험한 장난을 하면서 놀았다니 그리고 그 길에 버스가 다녔다니 지금은 상상할수 없는 일이다.

 



오래전 주택들은 사라지고 상가지역이 되었지만 왼쪽 아저씨가 있던 그 자리가 멍청이들이 자동차에 발을 집어 넣으면 놀던 그 근처인것 같다. 



이 길이 내 기억속에 단 한장면만 있는 그 하천이 흐르던 길이다.

몇살때쯤 기억인지 전혀 감을 잡을수 없는걸 보면 하천이 없었을 수도 있고 우리집 앞이 아닐수도 있는데 아무튼 그 기억을 소환해 나의 기억속 가장 오래된 기억을 소환해 보겠다.



늦지 않은 밤인것 같다. 

비가 그쳤는지 비가 부슬부슬 오고 있는지 기억은 없지만 세상은 젖어 있었고 하천에선 흙탕물이 콸콸 흘러 내려 가고 있다.

그 흙탕물을 내려다 보며 몇살인지 감을 잡을수 없을정도의 나는 하얀 엿을 한손에 잡고 그 단맛을 오래 누려 볼려는듯 한참만에 한번씩 빨며 하천에 흘러가는 물을 보고 있다. 

옆에 엄마가 있다. 엄마도 하천쪽으로 얼굴을 두고 쪼그려 앉아 있는데 우는건지 토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물을 콸콸콸 흘러 내려가는데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고 엄마는 옆에 있는데 무얼하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그 하얀 엿을 든 나는 태평했다.



이것이 나의 가장 오래전 기억이다. 그 기억속에서 엄마와 함께 있다니. 그래 어린날 혼자 두지 않았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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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골목이 창원 최대의 번화가 였다고 하면 놀라겠지 심지어 청소년 출입제한 지역.

세상사 새홍지마 어릴적부터 최대 번화가를 딸딸이에 난닝구만 입고 다녀서 그런지 어떤 복장으로든 아무곳이나 잘가는데 가끔 동네 마실나왔다가 지금 최대 번화가인 상남동으로 발길을 돌릴때 아내가 옷갈아 입고 가자고 하면 "왜 귀찮게"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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