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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루미/글쓰는루미

무인 호스텔은 처음입니다. / 문열어 주세요. Forenom Hostel Vantaa Aviapolis

by boekverkoper_theodorus 2021.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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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거의 만날수 없었던 헬싱키 시내를 뒤로 하고 공항철도를 타고 돌아 왔다.

마지막 기내식 이후 우린 시내를 헤메다 우연히 발견한 상점에서 산 무민사탕이 전부였다. 배는 고픈데 문을 연 식당이 없으니 우리의 텅빈 뱃속을 채울길이 없다. 

공항에 가면 먹을게 있을 거라는 기대는 되지만 시내와 별반 다를것 같지 않다는 불안감도 밀려온다.

 

반타공항 버거킹

 

공항철도에서 내려 공항내부로 들어 갔다. 공항도 사람이 별로 없다. 처음 헬싱키에 발을 들였던 입국장쪽으로 가니 편의점과 버거킹이 있다. 여행왔는데 첫끼가 버거킹 와퍼라니. 한국에서도 잘 먹지 않는 버거킹 햄버거를 헬싱키 공항에서 첫끼로 먹게 되다니 이 와퍼는 다음 첫끼에 대한 기억이 새로 생기기 전까진 잊혀지지 않을 햄버거다. 배는 고팠지만 햄버거는 맛이 없다. 버거킹 너 그래서 더 기억에 남을꺼야. 

 

 

 

 

15분쯤 걸었나 보슬비를 맞으며 숙소에 도착했다. 멀리서 숙소가 보였을때 든 안도감이 든다. 처음 공항밖으로 나왔을땐 어둡고 차도 다니지 않아 무서움이 밀려 왔다 사람도 살것 같지 않은 이 동네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는건 아니야. 공포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사건사고에 대해서 상상을 했다. 낯선곳에서 무사하다는 안도감 숙소는 그 안도감을 준다

 

긴복도 끝방 우리가 묶을 방이다.
이 방까지 오는 길이 그렇게 멀지 숙소를 도착 하고 안도감을 느낄때는 몰랐다.
무인 호텔인것은 알고 왔지만 우리에겐 확인해야할 사항이 있었다.

방호수와 출입구 비번

호스텔측에선 우리에게 그걸 주지 않았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야 하는 출입구 따뜻한 로비에선 여행객들이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는데 루나와 나는 성냥팔이 소녀처럼 비오는 거리에 서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

숙소로 부터 받은 메일로 우리가 왔음을 알려 준다.
자동메일이 돌아 왔지만 우리에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출입문에 붙어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본다. 안된다. 무언가 전화를 거는 방법이 다른듯 하다. 망연자실 현관문에 앉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해본다.

저기 사람이 있는데 저기 까지만 들어 가면 될듯한데
소리쳐 그들을 불러 볼 용기가 없는 소심한 여행자들은 1시간 남짓 그렇게 메일보내고 전화를 걸어보고 로비를 바라보고 있다.

더 이상 안되겠다는 찰나 숙박객이 현관 문을 열어 일단은 로비로 들어 갔다 로비의 이곳과 저곳을 둘러 보며 직원과 연락할 방법을 찾고 있는데 구세주의 손길이 뻗혀 온다

무슨일 있니?
영어인가?

그런데 내 귀에는 무슨일 있니로 들린다.

'웅 나 여기서 자야 하는데 방호수와 비번을 몰라' 라는 뉘앙스로 예약프린터 물을 보여줬다.

오케이 내가 도와 줄께 폰 좀 줘 볼래
영어인가?

폰을 넘겨줬다.
어디로 전화를 걸더니 핀란드어를 한다
분명 핀란드어 이다 아닌가 분명 영어인가

열심히 통화를 하더니 오케이 라며 폰을 넘겨 준다

 

놀랍게도 잠시후 방호수와 비번이 적혀 있는 문자 하나가 도착했다.

 

땡큐땡큐땡큐 베리 마치

몇번의 인사를 했는지 모르겠다.

 

 

비에 젖은 옷을 벗고 뜨거운 물로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

여행에서 만난 친절한 사람들이 문득 생각이 난다. 20대 초반 중국을 갔을때 만리장성을 가기위해 버스정류장을 찾는 우리 일행들에게 묻지도 않았는데 찾아와 버스 2번을 갈아타야 하는 곳인데 거기까지 데려다 주고 쿨하게 사라진 중국남성 일본 지하철 안에서 지하철 노선도를 유심히 보며 여기가 어디야를 시전하고 있는데 말없이 다가와 도와 줄거 없냐고 물어 보던 일본여성. 자전거 전국일주중 통일전망대에 가야 하는데 차가 없으면 못가는 통일전망대 가는차 부여 잡고 나 좀 되려다 주고 되리고 와달라고 하니 선듯 자리를 내어주신 부부와 딸

 

세상에는 선한 사람들이 많다.

 

그들도 인해 나를 선하게 만드는 영향력이 나에게 미친다.

 

이제 겨우 첫날밤인데 문을 못 열다니.

그래도

우리 무사해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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